
[굿모닝충청 이동우 기자] 대전한빛고등학교 여자 축구부는 대전의 유일한 여고 축구팀이다. 여고 축구부는 전국에 16개 팀밖에 없다.
2014년 창단된 대전한빛고 여자 축구부는 이듬해인 2015년 '추계한국여자축구연맹전'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단번에 강자로 떠올랐다. 2022년에도 전국여자축구선수권 대회에서 정상에 올랐으며, 2023년에도 전국대회 3위에 두 번 이름을 올렸다.
대전한빛고의 올해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다. 선수들은 올해 남은 3개 대회에서 우승을 목표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지난 28일, 오전 9시 30분. 선수들이 학교 잔디 구장에서 열심히 훈련에 매진하고 있었다. 이날 첫 훈련은 다섯 명이 둥글게 원을 그려 패스를 주고받고, 두 명이 공을 뺏거나 패스를 끊는 훈련이었다.
이른 아침부터 더위가 내리쬐고 있었지만, 선수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훈련에 집중했다. 다섯 명이 20회 패스에 성공하면, 공을 뺐어야 했던 수비수 2명은 ‘코끼리 코’를 빙글빙글 돌았다. 발랄한 여고생답게 훈련과정에서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두 번째 훈련은 일대일로 짧은 거리에서 패스를 주고받는 훈련이다. 축구공을 자유자재로 컨트롤하며 패스를 주고받는다. 더운 날씨에 금방 땀이 줄줄 흐르고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데도 선수들은 누구도 꾀부리지 않고 훈련에 임한다.
패스를 주고받다가 슛하는 모습은 영락없는 프로선수다. ‘골대 가장자리로 공을 차라’고 코치가 주문하자 수십 개의 공들이 쉴 새 없이 골문을 폭격한다. 이렇게 훈련은 1시간 30분 동안 이어졌다.
훈련은 하루도 빠지지 않고 계속된다. 평일에는 이른 아침에 훈련하고, 교과수업을 듣고 ‘공운방’ 수업에 참여했다가 다시 훈련을 계속한다. ‘공운방’은 ‘공부하는 운동부 방과후 수업’의 줄임말로 운동선수들만 참여하는 수업이다.
다른 학생들과 똑같이 수업하고 방과후 수업도 받고, 훈련에도 참여해야 하지만 선수들은 이 생활이 즐겁다고 한다.
주장을 맡고 있는 이지혜(고3) 선수는 “축구가 즐겁고 재밌다. 그냥 좋다.”라며 “국가 대표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말한다. 가장 힘들 때가 언제냐고 묻자 “더울 때 훈련하는 것”이라며 “그래도 축구가 좋고 즐겁다”라고 말한다. 이지혜 선수는 “한빛고 선수들은 포기를 모른다. 올해 전국대회에서 꼭 우승할 것”이라며 의지를 다졌다.
홍현지(고3) 선수는 어렸을 때 남동생을 따라 축구장에 갔다가 축구 선수가 됐다고 한다. 홍현지 선수 역시 “축구가 그냥 좋다”라며 “국가 대표가 돼서 부모님을 기쁘게 해드리고 싶다”라고 말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중학교 때 전국 소년체전에서 준우승했을 때라고 말한다.
훈련할 때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공을 쫓아다니고, 대포알 같은 슈팅을 날리는 선수들이었지만, 인터뷰할 때는 여리고 수줍은 소녀였다. 부끄러움 많은 여고생이 어디서 그런 투지가 나오는지 궁금했다.
선수들을 이끄는 안유경(26) 코치는 “선수들이 기술을 익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성과 태도는 더욱 중요하다”라며 “훌륭한 인성과 태도를 갖춘 축구 선수를 육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한다.
실제로 학생들은 교내에서 교사나 방문객을 맞이하면 공손하게 허리를 굽혀 인사한다. 담임교사들도 선수들이 수업태도도 좋고 공부도 열심히 한다고 말한다. 훈련 중에 선수 한 명이 공에 맞아 얼굴 부위가 빨개지자 다들 안타까워하고, 쉬는 시간에 물을 마실 때도 자신보다는 다른 선수를 먼저 챙긴다.
대전한빛고 여자 축구부는 모두 13명이다. 이 중 7명이 고등학교 3학년이다. 선수층이 얇으니 부상에 더욱 신경 쓸 수밖에 없다. 시합에 참여할 때는 안 코치가 직접 15인승 차량을 렌트해 운전한다.
대한민국 여자 축구 리그(WK리그)에서 활동하고 있는 팀은 현재 10개 팀이다. 하지만 해가 갈수록 선수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다. 축구협회 관계자들은 이대로 가면 7~8년 이내에 여자 축구 리그가 사라질지 모른다고 염려한다.
남들은 선뜻 가지 않는 자신들의 길을 걷는 여자 축구 선수들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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